지난 10월에 군산대학교 인문도시센터 주관, 군산시에서 후원한 “군산사랑 또는 나의 삶 돌아보기 에세이 공모전”에 응모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주변 관계자들에게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일부 공개를 했었으며 제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SNS에는 처음으로 공개 합니다.

A4 네 장 분량으로 개인적인 삶을,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고향”이란 의미에 대해 몇 글자 적었습니다.

먼저 인사 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생의 목표를 점검해볼 때.

나이의 값이 어느 정도인지는 흔하게 생각해보거나, 웬만해서는 질문을 받기 어려운 표현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이 질문에 고민이 많아진다. 내 나이의 값을 우리 아이들은 후하게 쳐줄 것인지, 그리고 직장 후배들은 또 나의 상사들은 얼마나 계산해주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평판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이들보다도 내 아이들에게 비치는 아빠의 나잇값이 가장 높은 가치를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의 딸, 아들에게 보이는 아빠의 모습은 단언컨대, 내 부모의 모습보다 친구 같고 표현도 풍성하다. 요즘 표현으로 내 부모를 “디스”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2018년을 살아가는 아빠라고 할 수 없고, 누구나 이 정도는 하지 않겠냐 하는 스스로의 의견이다.

풍족한 경제적 사정도, “In 서울”을 목표로 공부한 적도 없었지만 특히 “지방”에서 뿌리내리고 아이들을 낳아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문제다. 남자로서 “출세”를 꿈꾸지 않는 이가 누가 있을까? 굳이 성별을 따지지 않더라도 자신이 공부한 분야에서,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누구나 “성공”을 바라며 매일을 달리고 있을 것이다.

성공에는 여러 가지 분야가 있다. CEO, 전문가, 학자, 예능인 등 수많은 분야에서의 최고가 있는데, 지극히 평범한 입장에서 내가 바라던 성공은 가장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다. 어려서 부모가 헤어지는 것을 보았으며, 편부, 편모 가정의 아이라는 편견에 동정도 받아봤다. 이런 가정이 사회적으로 장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에서 벗어난 상태라고 암묵적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내 인생의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규정을 이용하여 득을 본적도 있었다. (예컨대 고등학교 장학금의 우선순위에서 가점을 얻는다던가 하는.) 스스로의 결정에 뒷배도 없이 모든 책임을 감수했고, 게임처럼 상처를 입어도 재기할 수 있는 “라이프”가 남들보다는 적다고 느꼈기에 매사에 신중했으며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워 한다거나 쓸데없이 노닥거릴 시간조차 없이 10대, 20대가 흘러갔다.

지금에 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렇다는 것이지, 사실 10대, 20대 나이를 지나갈 당시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짧은 글로 근 30년을 표현했기에 함축된 것일 뿐, 미친 듯이 공부만 했다거나 또는 그 반대로 놀기만 했다던가 한 적은 없었다. 그때에 요즘의 표현이 있었다면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 정도가 적당하려나?

스물일곱의 나이에 동갑내기 배우자와 결혼을 하고 남들 하듯 아이도 딸을 먼저, 아들을 다음에 낳아서 150, 200점 부모 소리 들으며 살고 있다. 이십대 후반에 한 결혼이 정말 이른 시기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내 인생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가정 꾸리기”는 현재까지는 성공에 가깝다. 게다가 고향인 군산에서 이만큼 누리고 살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만족을 준다. 하지만, 지금 표현한 “큰 만족”이 결코 “적당히 벌고, 적당히 살자!”라는 안이한 생각은 아니다. 나름대로 지금의 회사에서 한 획을 긋고 있으며, 누구보다 인정받기를 원하며,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을 향하여 나와의 싸움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이 모든 목표는 나의 가장 “평범한 가정”을 행복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자네의 꿈은 무엇인가?

자신의 꿈을 자신의 고향에서 이루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행복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하며, 이 신념은 손바닥 뒤집듯 변해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걸어본다. (경제적 수준에 의해 행복을 따지는 것도 물론 제쳐둔다.) 군산은 내 아버지의 고향이고, 나의 고향이 되었으며 초등 교육부터 학사 취득까지 고향인 군산에서 마쳤다. 오식도동 인근에 지사로 있던 중소 제조업 회사에서 7년간의 부서별 순환 근무를 통해 머리가 컸고, 가정을 이루었는데 지금까지의 인생이 그다지 잘 안 풀렸다고는 할 수 없다. 내게 고향이란 떠나기 싫고, 잊어버릴 수 없는 첫사랑과 같은 존재인데, 첫사랑은 대개 아프다고 한다. 군산의 역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외국계 자본이 들어왔다 나간 것을 보면 88년 전의 역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군산에서 태어나 군산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주체의 한 명으로서 지난 5월 말에 너무도 아픈 뉴스를 듣고야 말았다. 한때는 하루에 완성차 1440대를(1분에 완성차 1대) 생산하던 군산 최대의 자동차 생산 기지에 드나들던 직원의 한 사람이었고, 그 브랜드에 자부심까지 있었지만 내 뜻을 더 크게 펼쳐보고자 오랜 시간을 같이한 회사와 이별을 선택 하였는데 지난 5월의 소식은 그 업계를 떠난 지 12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하지만 그 소식은 마치 지금 근무하는 회사가 그렇게 된듯한 아픔이 밀려왔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소식에 그때까지 소속되었던 누군가에게는 회사가 증발하거나 폐업을 결정하게 된 상황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어두워진다. 그 회사의 직원이라면 사원증을 맡기고 외상으로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군산 경기를 이끄는 일등공신이었던 회사가 주인이 바뀌고, 고향을 떠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관계 회사의 모든 직원과 그와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그리고 이들을 품고 있는 군산은 이 모든 아픔과 커다란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걱정이 많아졌을 것이다. 마치 내 가정에 위기가 짓쳐들어 오고자 성화인듯싶었다. 이렇게 땅 넓고, 교통 좋고 많은 자원이 쓸만하고 훌륭한데 왜 이렇게 내 고향은 안 풀릴까?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가까이 있다는데, 내 고향 군산이 그 누구보다도 잘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을 마치고 아이들의 꿈이 무엇인지 물어봐야겠다.

아내와 함께,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진심으로 같이 하면 아이들 때문에 미소 짓는 일도 많아진다. 아빠미소, 엄마미소가 절로 나오는 흐뭇함이 넘치고 아이들과 대화가 된다 싶을 때 가끔 아이들에게 기분 좋게 얘기한다.

“너네 들이 부럽다. 엄마 아빠는!!!” (우리 같은 부모를 둔 너희들이, 그리고 오늘을 사는 너희들이)

우리 아이들이 아빠의, 그리고 자신들의 고향인 군산을 지금의 나처럼 생각해볼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본다. 모든 부모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훨훨 날개를 달고 비상을 꿈꾸는 아이가 되면 좋겠다.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제대로 된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나, 우리 부부는 오늘의 흘리는 땀을 아이들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라 부른다. 이 열정과 노력이 부디 아이들의 꿈을 이루는데 밑바탕이 되기를 바란다.

다음 세대의 주인인 아이들이 세상에서 서로의 짝을 만나 우리가 이룬 가정을 꾸리고 우리에게 받았던 모든 경험, 지식, 지혜의 유산을 슬기롭게 응용하여 아이들이 뜻하는 바 목표를 이룬다면 아빠로서, 부모로서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분명 아이들은 고향을 떠나 자신의 꿈을 향해 날아갈 것이다. 또는 나와 같은 인생을 롤모델 삼아 성공을 향해 달려갈 수도 있지만, 부모의 마음이란 것이 “나보다는 더 잘 되는 자녀의 인생”을 희망하기 때문에 그 모습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먼저 언급했듯이 제대로 된 스스로의 행복에 대한 의지와 신념이 확고하다면 난 우리 아이들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특히 고향인 군산에서 그 꿈을 펼쳐 보이겠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고향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실현되는 이 꿈들이 계속 모인다면 내 고향 군산을 이상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꿈을 이루고 삶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 이 꿈을 이루는 아이가 나의 딸이요, 아들이다!라는 상상. 정말 기분 좋고 행복해지는 상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날의 가난, 차별, 아픔, 설움, 더 오래된 치욕의 역사까지, 우리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이 현실이 될 때 모두 치유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멋지고 실현 가능한 꿈을 꾸도록 나, 나의 아내, 군산 아니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들이 열정과 땀을 쏟아내고 있음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 모든 부모들에게 힘찬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2018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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